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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사는 대학시절 친구 덕에 톰 라이트가 지은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라는 책으로 독서클럽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임에서는"Just Show up" 앱을 통해 무료 오디오 북을 이용합니다. 톰 라이트의 서문을 읽으면서(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기회에 저의 신앙관, 직업관 그리고 제가 추구하는 희망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Surprised by Hope"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의 원래 영문 제목이 "Surprised by Hope"입니다. "희망(hope)" - 최근에 제가 완화의학(Palliative Care) 공부를 결심하면서 많이 생각했던 것이 희망이었습니다. 희망은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이유이고 동력이 됩니다. 특히 우리가 시한부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할 때, 여기서 주어진 삶 가운데 가장 실현가능하고 중요한 것들이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희망들을 발견하고 추구하고, 그리고 이룰 수 있다면, 비록 심각한 육체의 고통 가운데도 있더라고, 그리고 결국 죽음이 기다리는 절망 가운데서라도 남은 삶을 의미있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 블로그 타이틀을 "희망에 대한 이유"라 정한 것도 "희망"이 제겐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다른 이들과 무엇을 나누면 살 것인가에 대한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희망은 바로 예수님과 그분이 열어주신 하나님 나라입니다. 마침 톰 라이트의 책에서 저자가 보다 자세히 신학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이 희망에 대해 조명하고 있음을 봅니다. 그리고 그가 현재를 살아가는 크리스찬들과 교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제안하고 있어 이 책을 읽는제게 많은 기대를 줍니다.
앞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제 마음속에 생기는 질문과 답을 제 블로그에 정리할 생각입니다.
1. 나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가?
저는 노인의학 전문의로 인생의 노년, 그리고 임종 근처에 있는 분들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제가 진료하는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여러 가지 만성 질환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치매나 암, 중풍 등의 심각한 질환과 그 합병증으로 고생하시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저는 호스피스 디렉터로서, 간호사와 채플린, 사회복지사, 자원활동가 등을 팀으로 이끌며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돌보는 일을 합니다. 거의 돌아가시기 직전의 호스피스 환자들에게는 진통제와 신경안정제를 처방하여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돕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3-5건 정도 사망진단서를 쓰고 있으니, 다양한 의사 직종 중에서 제가 가장 많은 죽음의 케이스들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아직 가까운 가족 가운데 죽음을 경험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환자들의 죽음에 대해 감정적으로 깊게 개입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죽음을 가장 많이 접한다고 해서, 제가 죽음을 논의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더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죽음 앞의 꺼져가는 생명에 대한 그 의미와희망을 찾아주는 것을 고민하며 사는 것은 사실입니다.
2. 죽음을 넘어서게 하는 희망이 무엇인가?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하늘나라, 천국 소망이 답입니다. 이 가운데 핵심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이것이 제가 의식적 그리고 의지적으로만 믿는 답이 아니라 제가 돌보는 죽음 가운데 있는 환자들, 그리고 그들과 더불어 죽음을 통과하는 그 가족들에게도 참된 답이 되는 그런 희망으로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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